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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두번째탐색 – 건물의 수명 연장

<두 번째 탐색 – 프로젝트>는 한국 건축의 최전선에 있는 프로젝트를 공론의 장에 올려 그 건축적 성취와 사회적 의미 양단과 그 안에 압축된 레이어들을 면밀히 살피는 건축 포럼입니다. 건축에도 혁신과 비전, 실험과 첨단의 영역이 엄연히 존재합니다. 거기에서 찾을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과 변화의 전조를 읽어내고 논의하고 전달하는 일에 건축계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본 포럼의 출발점입니다.

올해는 건물의 ‘수명 연장’이라는 미션을 프로젝트 핵심에 둔 작업들을 먼저 살펴보려합니다. 건물의 내구연한 30년이 다해가는 시대에 본격적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단순히 용도가 다하거나 세련되지 못해서 리모델링이 필요한 건물뿐만 아니라, 구조 안정성과 심각한 노후화로 인해 대수선과 신축 사이의 갈림길에 서는 건물의 수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80-90년대에 집중적으로 지어진 이 건물들이 모두 철거되고 새로 지어지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한편에서는 이들을 헐지 않고 고쳐 쓰려는 움직임도 많이 나타나고, 그중에는 정부가 앞장서서 보존에 힘을 싣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것은 헐고 어떤 것은 남겨야 할까요? 남긴다면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남겨야 하는 걸까요? 우리 건축계는 기술적, 제도적으로 이런 선택과 결정에 충분히 준비되어 있을까요?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이에 대한 논의를 2019년 <두 번째 탐색 – 프로젝트> 자리에서 시작해보려 합니다.

  • 일정: 2019년 10월 23일 ~ 11월 20일(5회) 수요일 오후 7:30~9:30+
  • 장소: 정림건축 김정철홀 (서울 중구 세종대로12길 12 해남2빌딩 9층)
  • 참가비: 포럼 전체 7만원 (전체 등록시 1만원 할인, 회차별 참가비 1.6만원)
  • 입금계좌: 하나은행 162-910014-62604 (재단법인 정림건축문화재단)
  • 문의: kim@junglim.org
  • 참가신청: 포럼 전체 참가 신청 (회차별 신청은 각 회 1주 전 오픈)
  • 전체 참가등록 자리는 40석입니다. 초과시 대기 접수 후 회차별 신청시 우선 안내드립니다.
  • 전체 사전 등록하신 분들께는 재단에서 출판한 책을 선물로 드립니다. 참가신청서에서 관심 있는 책을 선택해주시면 포럼 당일 현장에서 받으실 수 있습니다.

초대 프로젝트와 토론자

  • 10.23 _ 공공그라운드(조재원) + 프랑스대사관(조민석) ×토론: 김정임(서로건축)
  • 10.30 _ 구산동도서관마을(최재원) + 플레이스원(김찬중) ×토론: 김성우(N.E.E.D.)
  • 11.06 _ 광안리하얀수녀원(우대성) + 서소문역사공원(윤승현+) ×토론: 손진(이손건축)
  • 11.13 _ 부천아트벙커B39(김광수) + 코스모40(양수인) ×토론: 최춘웅(서울대학교 건축학과)
  • 11.20 _ 문화비축기지(허서구) + 성수연방(푸하하하프렌즈) ×토론: 임진영(오픈하우스서울)
  • 전체 모더레이터: 전숙희(와이즈건축)

 

 

철거 후 신축이 아닌 리모델링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일까
리모델링을 통해 기대한 새로운 역할은 무엇일까
기존 구조체와 노후 설비는 어떻게 보완했을까
철거 후 신축에 비해 비용 절감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건물 유지보수와 리모델링 관련 제도에 개선할 점은 없을까
디자인 측면에서 오래 고민한 부분은 어디일까
보존과 재생이라는 최근 흐름에 의문은 없을까

 

10.23

공공그라운드 – 공일스튜디오
1979년 건축가 김수근의 설계로 완공된 샘터사옥은 한 회사의 사옥임에도 사유지인 건물의 1층에 길을 내어 공공 통로를 두고 지하를 비롯한 저층부에는 대학로의 문화와 함께 호흡하는 프로그램들을 유지해 왔다. 샘터사옥의 새로운 소유주 공공그라운드는 임팩트 부동산 투자사로, 건축적, 도시적으로 의미 있는 건축물의 문화적인 가치에 주목한다. 한편으로는 이를 지키고, 다른 한편으로는 활용하여 미래를 위한 사회적인 가치를 생산하는 새로운 사용자들의 플랫폼을 조성하고 지속하는 개발을 꿈꾼다.
샘터사옥 리노베이션은 이런 아젠다를 실행에 옮긴 첫 번째 프로젝트다. 임대 기간이 남은 1-2층 상업공간을 제외하고, 지하층과 3~5층을 리노베이션했다. 리노베이션 주안점은 원 계획의 원형을 최대한 지키고, 복원이 불가능한 변화는 최소화했다. 새로 덧대어지는 건축 요소는 이전 것과 구분되는 재료를 선택했다. 새로운 프로그램에 조응하기 위한 변화를 신중히 적용하고, 전 과정을 기록으로 남겼다.
*출처: 공일스튜디오 공공그라운드 웹페이지 (편집)

프랑스대사관 복원 및 신축 – 매스스터디스, 사티
주한 프랑스대사관은1959년 김중업이 설계한 것이다. 1960년 가을 공사를 시작하여 1962년 봄 완공된 프랑스대사관은 ‘한국 전통건축의 현대적 해석’이라는 평을 받는다. 대사관의 경사진 부지에는 대사관저, 대사 집무동, 직원 업무동 등의 건물이 중앙에 위치한 정원을 품고 부채꼴로 배치되어 있다. 건물과 정원 사이의 길을 따라 걸어 올라가며 시선에 따라 변화하는 건축과 자연의 조화를 경험할 수 있다. 노출콘크리트를 사용하여 구축 체계를 명료하게 드러냈으며, 벽체는 다양한 물성을 지닌 재료로 표현했다. 특히 대사관저 벽체의 모자이크 벽화는 화가 윤명로와 김종학이 제작한 것이다.
이후 증개축과 지붕 변형 등으로 본래 모습을 많이 잃어버렸으나, 2016년 프랑스대사관이 복원을 동반한 신축을 추진했다. 복원 및 신축 계획에는 프랑스 사티(Sathy Agency)와 한국 매스스터디스의 안이 채택되었다. 완공 당시의 외관이 잘 남아 있는 공관은 현재 상태대로 보전하고, 김중업의 최종 디자인을 고쳐 사용하고 있는 사무동은 완공 당시의 지붕과 필로티 형식 디자인으로 구조를 복원한 후 기념비적 다목적 홀로 활용될 예정이다. 주로 공공프로그램을 소화하게 될 라 주떼(la Jetée, 방파제) 건물과 사무실 기능의 라뚜르 드 프랑스(la Tour de France, 프랑스의 타워)가 추가될 예정이다.
*출처: 《오픈하우스서울》 프랑스대사관 웹페이지 (편집)

(토론) 김정임(서로건축)
서로아키텍츠의 대표로 마스터플랜과 건축 설계, 인테리어 디자인, 공간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스케일의 작업을 해오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변화하는 구성요소들 간의 상호작용과 관계성을 고찰하고 건축공간에 반영하는 것에 흥미가 있다. 대표작으로는 논현동 NEW사옥, 선정릉 근린빌딩, 삼성전자 우면R&D 디자인 센터 내부공간설계, 서울스퀘어(구.대우빌딩) 리노베이션, 제일기획 오피스 플래닝 및 저층부 리뉴얼, 배재대 하워드관, 네티션닷컴사옥과 한남동 라테라스 등 다수의 저층집합주택 프로젝트 등이 있다.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였으며, 배재대 하워드관으로 2011년, 한남 라테라스로 2013년 건축문화대상 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https://www.seoroarchitects.com/

 

10.30

구산동도서관마을 – 최재원(플로건축)
구산동 도서관마을은 주민들의 요구로 지어졌다. 구산동에서는 2006년부터 도서관 건립을 위한 주민들의 서명운동이 있었고 2012년 서울시 주민참여사업으로 선정되면서 구체적인 그림이 그려진다. 충분치 못한 예산과 기존 마을 골목의 풍경을 살리려는 이유 등으로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방식으로 2013년 제안공모가 발주되고 기존 주택들을 활용하되 주민들이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서 이들을 적절히 잘 묶어내고자 한 것이 도서관계획의 시작이었다.
구산동 도서관 마을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기존의 주택건물, 기존의 골목 등 기존 마을 조직을 그대로 활용하여 도서관을 만드는 것이었다. 기존 마을의 골목에서 책을 고르고 주택처럼 편안한 방에서 책을 읽는 도서관이 되기를 기대했다. 덧붙여진 책복도와 일부 벽을 덜어내어 만든 열람 복도는 모든 방들을 연결한다. 구산동 도서관마을은 주민들의 다양한 활동들을 담을 수 있는 수십개의 방으로 이루어진 방들의 도시다.
마을 외곽의 공원이나 산위에 위치한 일반적인 공공도서관과 달리 구산동 도서관마을은 다세대주택과 단독주택이 밀집한 주택가의 한가운데 위치한다. 높은 밀도의 주택가에 마을의 광장 역할을 할 수 외부 오픈스페이스를 제공하고 내부에도 작은 방들의 중심에 마을카페를 위치하도록 하여 주민들의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공간을 제공한다.
*출처: 『건축사』 구산동도서관마을 웹페이지 (편집)

플레이스원 – 더시스템랩
분산된 지점들을 운영하기보다는 중심적 역할이 가능한 위치에 주요 계열사와 지점들을 통합하여 효율적이고 랜드마크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는 하나의 복합점포를 만드는 것이 프로젝트 목표였다. 단순한 은행 업무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금융업무 이외에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 방문하여 오랜 시간 머무르면서 부가적으로 금융업무도 함께 할 수 있는 공간구성이 필요했다.
그룹의 채널들을 클러스터화하여 절감된 비용으로 다양한 ‘Slow Bank Space’를 창조하고, 성공적인 복합점포를 만들기 위해서는 각각의 콘텐츠별 콘셉트도 중요하지만, 공간들을 효과적으로 연결하고 서로 다른 성격의 프로그램을 융합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현재의 코어를 중심으로 일반 은행 업무와 임대 오피스 구역 이외에 예술, 문화가 공존하고 복합적인 콘텐츠로 이루어진 ‘Slow Core’를 설치하여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 가능한 열린 공간를 형성하는 동시에 은행 업무 및 오피스 구역에 완벽한 보안을 보장한다.
건물 외피는 안쪽의 유리면과 바깥쪽의 콘크리트 면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사이 공간을 테라스로 이용한다. 외피는 프리캐스트 공법을 이용하여 현장에서 철거 및 보강을 하는 동안 공장에서 모듈을 생산하고 보강을 마친 건물에 매달아 외관을 완성하는 공법으로 진행했다. 모듈에 사용된 콘크리트는 국내 최초로 건물에 반영된 공법으로써 별도의 배근이 필요 없는 UHPC(초고강도 콘크리트)를 사용하여 입체적인 형태와 필요한 강도를 얇은 두께로 구현했다.
* 출처: 《오픈하우스서울》 플레이스원 웹페이지 (편집)

(토론) 김성우(N.E.E.D.건축)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와 동 대학원, 네덜란드 베를라헤 인스티튜트에서 건축설계와 도시 리서치를 공부했다. 2011년부터 N.E.E.D.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故 이종호와 함께 서울 도심 을지로 지역 리서치와 소필지 주거지역의 거주 환경 및 건축 유형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서울시 공공건축가로 활동하면서 서울 도심의 거대구조를 활용한 공공영역 재구축 작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대표 설계작품으로 상계동 주거복합, 더북컴퍼니, 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 등이 있다. https://www.n-e-e-d.org/

 

11.6

광안리하얀수녀원 – 오퍼스건축
1965년 스위스 건축가 프리츠 도스왈드의 설계로 지어진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 부산 본원은 노후화로 더 이상 유지관리가 어려워 대대적인 보수와 함께 성당을 새로 지을 계획이었다. 이에 대해 수녀회의 정신과 공동의 기억이 담긴 건축물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리노베이션 할 것을 제안했다. 500명 수녀들에게 7번의 토론회를 통해 이러한 생각을 전하고 다양한 소통의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남아있는 도면이 부족해 직접 실측 조사하여 건물의 현재 모습을 기록하고, 해결해야할 산적한 문제를 풀어갔다.
수녀원은 모든 곳이 일상의 공간이며 동시에 신앙의 공간이다. 가장 사적이면서 동시에 가장 공적인 공동체 생활을 기본으로 하는 특별한 집이다. 수도원의 운영 방식을 통해 현대 사회의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 문제의 해법을 엿보기도 했다.
시간과 환경의 변화를 이기지 못하고 기능을 못하는 건물을 세밀하게 살펴서 싸매고 잘라내며 연결하는 크고 작은 치료 방법을 연구한다. 리노베이션은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두 배 이상 고단함이 따른다. 그러나 새로운 건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정신(정서)적으로 충만한 경험을 선사했다.
*출처: 알라딘 『광안리 하얀 수녀원』 웹페이지 (편집)

서소문역사공원 – 인터커드, 보이드건축, 레스건축
서소문역사공원 자리는 조선 중기 이후 공식적인 주요 국사범들의 처형 장소로 활용되던 한양도성 서소문 밖 저잣거리 인근의 만초천변이다. 그로 인해 때로는 국가 권력의 폭력성에 항거한 의인, 때로는 시대의 편협성에 반해 새로운 시대를 앞서 제시한 선지자들의 억울한 죽임이 자행되었던 장소다. 특히 조선 후기 천주교 3대 박해로 인해 44인의 성인과 수없이 많은 교인의 피로 붉게 물들었던 천주교의 성지 중의 성지이며, 망각된 역사의 흔적에 반하는 개발시대 재활용 쓰레기장과 대단위 공영주차장의 지하 개발, 그리고 그로 인해 음지화되어버린 지상 공원이 있던 곳이다.
본디 장소가 품고 있던 역사적 가치와 시대정신을 바탕으로 억울한 죽음을 승화한 치유의 장소이자 종교성을 담은 독특한 분위기의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새롭게 조성해 의미 있는 장소로 시민과 함께 공유하게 되었다.
*출처: 《오픈하우스서울》 서소문역사공원 및 성지 역사박물관 웹페이지

(토론) 손진(이손건축)
홍익대학교 건축학과를 나온 뒤 1987년 이탈리아로 떠났다. 베네치아 대학(I.U.A.V) 에서 공부하다 1993년 나폴리에 있는 이탈리아 건축가 Francesco Venezia의 사무실에서 실무 경험을 시작하여 1995년 중반에 끝마쳤다. 유럽 체류 중 대지와 건축 그리고 햇빛의 강렬한 일체화에 인상을 받았으며 오랫동안 한국의 건축에 잊혀져 왔던 건축의 본질에 대해 반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1997년 현재 운영중인 이손건축을 이민과 함께 설립하였다. 초기의 천사유치원을 시작으로 꾸준히 유치원과 어린이집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으며 주로 아파트로 둘러 쌓여 있는 척박한 신도시의 환경에서 아이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도시적 공간에 대해 고민해 왔다. 최근에는 일련의 주택 프로젝트를 통해 중산층으로 구성된 60년대 이후의 동네와 주거공간의 관계 설정이 어떻게 되어야 하느냐 하는 문제에 천착하고 있다. 건축의 물질적 존재성 보다는 사회적 유동성에 방점이 찍히는 듯한 작금의 흐름에서, 현재 한국의 도시 문제에 있어 전자의 중요성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고 믿으며 한 도시는 역시 건축의 확고한 물질성에 의해 좌우된다고 믿는 편이다. https://www.isonarch.com/

 

11.13

부천아트벙커B39 – 스튜디오K웍스
처음 쓰레기 소각장이 들어설 때만 해도 이곳은 열병합발전소와 공장시설이 밀집해 있던 변두리 지역이었지만, 도시가 확장되고 아파트 단지와 맞붙게 되면서 소각장은 골칫덩이가 되면서 2010년 문을 닫았다. 그 후 주민들은 이 시설을 철거하고 공원이나 수영장과 같은 주민 편의시설을 들이기를 요구했지만 철거 비용만 해도 70억 원이 소요되는 일이었다. 부천문화재단과 부천시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산업단지 및 폐산업시설 문화재생사업’에 공모했고, 2014년 사업자로 선정됐다. 발주처, MP, 자문단은 긍정적이고 상호 협력적인 자세로 임했고, 운영사업자를 동시에 공모했다. 운영사로 선정된 사회적 기업 노리단과 설계 과정에서 공간의 쓰임을 함께 논의할 수 있었다.
소각장은 공간이 복잡하고 미로 같아서 한번에 파악하기 어렵지만 새로운 프로그램과 함께 소각의 과정을 잘 이해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소각의 과정이 선형적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기존 차량 동선과 별도로 동측에 새로운 보행 동선을 만들어 쓰레기 반입실에서부터 벙커, 소각조, 재벙커, 유인 송풍실, 굴뚝까지 이어지도록 했다. 거대한 소각장 앞에 생뚱맞게 위치해 있는 관리동 건물과 소각장까지 열주로 엮어 진입 동선 레이어를 덧붙였다. 그 외 모든 부분은 도색만 됐을 뿐, 예전 모습 그대로다. 기존 소각로는 설계지침에서 철거하도록 되어 있었고, 이 부분을 다양한 옥외행사가 이루어질 수 있는 중정으로 설정했다. 멀티미디어홀은 벙커를 거쳐 로비로도 이어지지만 자체적인 출입구가 있어 야간에도 별도 운영될 수 있게 했다.
*출처: 『공간』 부천아트벙커 웹페이지 기사 (편집)

코스모40 – 삶것
코스모40은 인천 서구의 오래된 산업단지에 새로 자리잡은 문화공간이다. 40여 년 간 자리를 지켜왔던 코스모화학이 이전하면서 남겨진 건물 40동을 보수하고,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는 최소의 증축을 했다. 재생 건축을 현행법에 맞추려면 새 단열재와 내화 페인트로 매력적인 흔적을 모두 지워야 한다. 이 모순에서 건축가의 상상은 시작된다. 옛 건물과 완벽하게 분리된다면 증축 부분만 현행법을 충족하면 된다.
코스모 40은 ‘신관’이 연속된 하나의 고리 모양을 하며 버려진 공장 안으로 삽입된 건물이다. 이 고리는 주로 로비와 수직 동선 역할을 하며 기존 공간의 새로운 사용을 지원한다. 신관은 3층에서만 공장 안으로 삽입되는데, 옛 공장의 기둥을 둘러싸고 새로 형성된 기둥묶음에 의해 지지된다. 신관이 구조적으로 완벽하게 독립된 증축으로 인정받음으로써 기존 공장은 현행 법규의 부담에서 벗어나 특유의 분위기를 유지한 채 배경으로 남을 수 있다.
지층과 양쪽의 메자닌으로 구성된 저층부는 다양한 공연과 이벤트를 수용하기 위해 남겨진 10m 높이의 빈 공간이다. 이 공간에서 새로운 건축적 요소는 3층의 신관을 받치는 기둥묶음뿐이다. 공간 전체의 분위기를 장악하고 순간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두꺼운 빛기둥으로 기능한다.
옛 공장 3층은 14m 높이의 대공간이며 기계 점검을 위해 부분적으로 설치되었던 그레이팅 바닥이 4층에 남아있다. 옛 공장은 신관 내부 입면 전체를 아우르는 폴딩 도어를 통해 분리되기도 하고 하나의 공간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신관과 공장의 관계는 극명한 대비로 의도되었으며, 서로 다른 세월과 분위기의 중첩이 흥미로운 경험을 창출한다.
*출처: 삶것 코스모40 웹페이지 (편집)

(토론) 최춘웅(서울대 건축학과)
서울에서 활동 중인 건축가이자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부교수다. 역사적 건축물의 재활용, 도시재생 그리고 건축의 영역을 독립된 문화 행위이자 지식 생산 분야로 확장하는 것에 관심을 두고 있다. 광주비엔날레(2008), 서울미디어아트비엔날레(2010), 아시아문화전당 등에서 전시 공간을 디자인했고, 2018년 베니스건축비엔날레, 아트선재, 문화역서울284, 일민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등지에서 열린 다수의 전시에 참여했다. 대표 설계작으로 점촌중학교, 꿈마루, 매일유업 중앙연구소, 라쿠치나 남산, 상하농원 등이 있다.

 

11.20

문화비축기지 – 허서구, RoA
1973년 중동전쟁으로부터 야기된 1차 오일쇼크는 세계 경제를 강타한다. 3개월 만에 원윳값이 3배로 폭등한다. 매봉산 남측사면에도 암반을 뚫어 석유비축기지가 구축된다. 40만 배럴의 유류를 비축한다.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된 1급 보안 시설로서 철망과 초소들로 경계가 이루어진다. 2002 한일 월드컵 상암 경기장이 바로 앞에 건설된다. 장소는 지근거리의 위험물 저장시설로서 안전의 이유로 폐쇄된다. 고유의 기능이 폐쇄되고 2014년까지 버스 주차장, 월드컵대교 현장사무실 등으로 점유된다.
문화비축기지 구축 과정은 발굴 과정이 필연적으로 동반된다. 발굴을 통해 새로이 들어설 계획의 방향이 정당화된다. 찾아냄이 시작이며 나타나게 함이 종결이다. 문화비축기지 구축 과정은 석유비축기지 구축 과정의 역순서대로 진행된다. 되메워진 차폐 지형을 걷어내고 작업로의 암반 지형을 노출한다. 전면의 차폐옹벽 개폐 및 변형 여부를 결정한다. 오일탱크 각각에 대한 활용 방법 및 존치 형식을 결정한다. 오일탱크 보호 축대벽의 활용 방식을 결정한다. 축대벽 후면의 암벽보강 및 정리 후 진입로 암벽을 최종 마무리한다.
암반절개지, 콘크리트 축대벽, 오일탱크는 문화비축기지 시설계획의 핵심요소인 동시에 완성 요소다. 각각의 탱크들이 세 가지 핵심요소들의 조합과 프로그램을 수용하면서 별도의 수식이 필요하지 않는다. 토사가 걷힌 암반절개지의 순수 형상은 시설계획의 출발점이다. 영역을 한정하는 경계인 동시에 시설물의 배경이 되는 풍경이다. 콘크리트 축대벽은 탱크 외주부를 보호하고 전면 차폐벽과 결합한다. 스스로 조형물이 되면서 안과 밖을 가르는 영역이 된다. 하나의 독립 용기로 존재하면서 다양한 공간 개념으로 추상화된다. 오일탱크 사용에 있어 탱크 자체를 보강하거나 구조물로 사용하지 않는 것을 공통 원칙으로 한다. 시간의 경과에 따라 부식됨을 인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계획단지 내에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내후성 강판(코르텐) 등이 사용되지 않는다. 산화 과정을 모방하지 않는다.
*출처: 《오픈하우스서울》 문화비축기지 웹페이지 (편집)

성수연방 – 푸하하하프렌즈
기존 성수동에 유행하는 공간을 따른다면 여기도 답은 뻔했다. 그냥 그대로 두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결정에서 항상 염두에 둬야 하는 것이 실제 운영자의 마음가짐이다. 지금 모습을 소중히 여겨서 그 모습 그대로 가꿔가려는 사람이 아니라면, 건물도 그냥 유행을 좇아 진정성 있는 ‘척하는’ 건물밖에 안 된다.
성수동의 공장을 리노베이션 한 상업 공간들에서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방식이 철골 빔을 이용한 건식 공법이다. 자유로운 철골 구조 안에 뭐든 원하는 기능을 넣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건축을 인스턴트 물건처럼 대하는 것이 싫다. 성수동 건축 시장에서는 H빔도 일종의 인스턴트다. 성수동의 모든 공장이 다 H빔으로 증축되고 장식되면 아무 존재감 없는 건물들만 계속 늘어날 뿐이다.
상업 공간에는 인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건물 전면의 제스처가 중요했다. 우리가 선택한 방법은 건물에서 수정이 불가능한 요소인 기둥을 전면에 내세우고 그 뒤켠으로 사람들이 이용할 만한 그늘과 길을 형성하는 공간을 만들었다. 기존 건물 기둥에 우리가 새로 덧댄 기둥은 건축적으로는 아무 의미가 없다. 일종의 조각품 같은 것이다.
성수연방이 리모델링 된 모습을 보면 예전 모습을 떠올릴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옛날 모습이 완전히 지워진 것은 아니다. 가운데 중정을 두고 양쪽 건물이 특정한 거리를 두고 마주보는 형식과 그 공간의 감수성은 그대로 남아있다. 우리가 유지하고자 한 것은 바로 구도와 공간이 주는 느낌이다. 성수연방은 상업 공간을 바라보는 일반의 시선에 대해 우리가 내민 다른 답이다.
*출처: 『2019 젊은건축가상』 인터뷰 중 (편집)

(토론) 임진영(오픈하우스서울)
건축저널리스트이자 에디터,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 『공간』 편집팀장을 거쳐 2017년까지 『MARK』에 건축 기사를 썼다. 건축과 공공이 만나는 접점을 확대하는 실천에 관심을 두고 건축물 개방 축제 <오픈하우스 서울>을 기획, 운영해오고 있다. 『HHF』, 『조병수』, 『황두진』 등 다수의 모노그래프와 『바우지움』, 『학문과 삶의 기록』, 『공공건축의 새로운 실험』 등 여러 작품집을 기획, 편집했으며, <네덜란드에서 온 새로운 메시지: 네덜란드 건축/디자인>, <보이드> 등의 전시에 참여했다. https://www.ohseoul.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