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THE SPACE FOR ME. 주제설명회 2 / 질의응답

보다 나은 작업을 기대하며, 2014년 2월 13일 심사위원인 김찬중 소장님의 더시스템랩에서 두 번째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참가를 신청한 학생들 모두 작업을 진행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이날의 내용을 정리해 공개합니다. 

제출양식을 꼭 준수하여 3월 3일(월) 저녁 6시까지 작업을 제출하기 바랍니다. 참가하는 학생들 모두 좋은 작업을 마무리하길 기대하며, 과정에서 나름의 성과를 얻길 바랍니다.

Q. 60㎥과 외부공간

외부공간에 대해서 여쭤보고 싶습니다. 공모요강에는 60㎥로 제한되어 있는데, 외부공간에는 테라스나 조경 같은 걸 놓을 수 있잖아요. 그런데 외부공간은 부피를 측정할 수가 없는데, 그래서 외부공간을 부피에 포함시키지 않아도 되는지, 아니면 부피에 포함시키면 그게 끝선과 끝선으로 해서 부피를 포함시켜야 하는지, 아니면 유리창으로 막혀있다고 했을 때 부피를 포함시켜야 되는지, 좀 애매해서… 외부공간을 활용하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규제에 벗어나지 않게 어떻게 쓸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숫자가 들어가니까 다들 매우 민감해지는 것 같아요. 가령 “60㎥인데 62㎥로 제출하면 원칙적으로는 규정 위반이니 떨어지는 거냐?” 라고 물을 수 있죠. 그런데 60㎥를 제안한 취지는, 그 ‘정도’의 규모를 상상하고 같은 규모 안에서 문제를 해보라는 거예요. 예를 들어 ‘소형주택’, 또는 ‘원룸’, 이런 식으로 제시하면 평가기준이 애매하니까 정량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서로 비슷한 스케일로 가져가야 되겠단 취지에서 60㎥를 드린 겁니다. 

즉 애초 탈락 기준을 정량적으로 딱 자르겠다는 취지는 아니예요. 심사위원들이 60㎥를 다 잴 수도 없잖아요. 그냥 의미상으로 그 정도의 체적 안에 들어오는 무언가를 해야 된다, 라는 정도로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취지 자체는 ‘개인화된 공간’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거니까, 60㎥는 그 바운더리라는 것. 그래도 가능하면 그 안에서 해결하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Q. 외부 공간의 산정 범위

만약 외부공간에 뭔가 요소를 집어 넣잖아요. 그런데 내부공간을 60㎥정하고, 외부
이 마당만큼 커진다고 하면 그건 안 되는 건가요?

 

A. 

그건 좀 애매하지 않을까요? 그렇게 되면 landscape이라든지 그런 것에 대한 비중이 너무 커지잖아요. 그런 부분까지 확장되면 내용이 좀 흐려질 수 있으니까. 하지만 60㎥인데 외부공간을 조금 쓰고 싶고, 그게 옥상이든 테라스든 어떤 거든지 간에, 그런 것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수용할 수 있어요. 중요한 건 개념이니까요. 자기만의 공간이라는 게 반드시 내부 60㎥ 안에만 있을 순 없다고 판단할 수 있잖아요. 그런 것 정도는 융통성 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내부공간

60㎥가 정말로 살아가기 위한, 모든 게 다 들어가 있는 공간이 아닌거죠? 생각을 전달하기 위한 틀인거죠? 

A. 

그렇죠. 사이트가 굉장히 좁다면 더 생각해야 될 게 많은 거죠. 좁으니까, 이건 정말 벽자 한 장의 두께도 생각할 수 있는 여지도 있단 말이죠. 예를 들면 책상은 반드시 80cm, 90cm 이런 걸로 써야 되나? 라고도 생각해볼 수 있는 거고요. 그러니까 그런 생각의 다양성보다도 중요한 건, 평소 생각해보지 못했던 작은 부분도 개인공간을 형성하는 데 중요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 안에 모든걸 넣으려 할 필요도 없어요. 60㎥의 기준은 뭐냐 하면, 아주 미니멈의 공간인데 아주 밀도 있게 생각해 보십시오. 라고 보시면 됩니다.

Q. 공간의 형태

그러면 공간 자체의 형태가 구라든지.. 그런 자유로움까지 허용이 되는 건가요? 그리고 공간 내에서, 쉽게 말해서 매스덩어리라고 치면, 매스덩어리가 2개 정도 아니면 3개 정도로 분리되어도 상관없다는 얘기인지요?

A.

될 수 있죠. 큐브를 가지고만 하라는 얘긴 절대 아닙니다. 그리고 60㎥안에서 매스덩어리가 분리되어도 괜찮습니다.

Q. 공간 표현

읽어보니까 개구부라고 표현 안 하시고 창문이라고 표현하셔서, 문이랑 또 따로 요소로 봐야 되는 지, 그리고 천장이라고 하셨는데, 그럼 또 바닥이 있어야 되는 건지, 그게 잘 모르겠습니다. 

A.

그렇게 표현하는 건 스스로도 어떻게 보면 표현의 한계죠. 왜냐하면 창문으로 다닐 수 있는 문도 있을 거고, 문으로 할 수 있는 창도 있을 건데, 저도 어쩔 수 없이 표현을 그렇게밖에 할 수 없는 건, 우리가 소위 건축 요소, 공간요소라는 것을 이미 다 정해놓은 상태에서 이야기를 하니까 그렇게밖에 이야기가 안되지만, 그런 경계에 대한 부분도 충분히 없앨 수 있어요. 아까 말했듯이, ‘천장이 꼭 있어야 되나?’ 근데 천장도 또 막 따져보면 ‘가만있어봐.. 그럼 루프와 지붕과 천장이 또 다른 거잖아?’ 이렇게 되면 피곤해 진다구요. 이건 그런 거를 위한 공모전은 아니고. 우리가 지금 쓰는 모든 건 사실 다 표준화된 거예요. 어느 정도 안에 들어오는 인간만을 위한 것들이예요. 그것에서 넘거나 모자라면 비정상적인 것이 되면서 약간 제외되는 개념인데, 결국 우리가 하는 건 굉장히 스탠다드의 포맷 안에 다 있는 거예요. 우리가 공간을 얘기할 때 천장, 벽 이런걸 얘기하는 것도 어쩔 수 없이 굉장히 스탠다드한, 표준화된 개념에서 얘기하는 거고. 그런데 지금 우리가 바라는 건, 그 표준화된 것 자체를 더 develop시켜서 개인화된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거고, 아니면 그 표준화된 것들을 아예 없이, ‘그냥 나는 하나로 얘기할 수 있어’ 그러면 굳이 뭐.. 어떤 분들은 60㎥가 전혀 필요 없으신 분도 있을 수 있단 거죠. 그런 부분에서 굉장히 자유스러울 수 있어요. 

Q. 10개의 물리적 요소

결10가지 요소를 제출해야 되는데, 그 요소의 기준이 가구 하나가 될 수도 있지만, 여러 개를 묶어서 하나의 요소로써도 활용 가능한지. 예를 들어 책상과 의자와 다른 요소가 한가지 활동이 일어나는 요소로써 제한해도 되는 건지요?그리고 집으로서는 상식적으로는 있어야 되지만 저희가 중요도를 생각했을 때 10가지에 포함이 안 된다면, 그런 것까지 고려해서 도면에 표현해야 되는지가 궁금하거든요. 그러니까 결과적으론 10가지 요소를 보여드리면 되는데, 중요도는 떨어지지만 집에는 꼭 있어야 되는 화장실이나 세탁실 같은 기능적인 부분들이 빠져도 무방한 건지. 10가지 요소 안에 안 들어가는 것은 표현이 안 되도 되는 건지요?

A.

그래도 될 것 같아요. 화장실 없는 집이란 게 과연 가능하냐고 얘기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중요한 건, 결국 ‘micro customization’라고 해서 개인화된 공간을 얘기하는 것의 궁극적인 것은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과 관련된 이슈가 분명히 안에 있는 거거든요. ‘나에게 정말 중요한, 나를 구성하는..’ 그 안에 화장실이 없을 수도 있죠. 물론 기능상 자기가 반드시 써야 되지만, 집에는 반드시 있어야 되지만, 개인한테 있어서, 비중에 있어서 10가지 안에 안 들어간다 하면 그 부분은 제외해도 무방할 것 같아요.

그리고 아까 얘기한 것처럼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의자, 책상 등이 있는데 그걸 통합해서 한 개로 볼 수 있느냐? 그것도 그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것도 경우에 따라서 9개가 될 수도 있겠죠. 그것도 마찬가지로 서로 고민의 밀도나 깊이를 유사하게 유지하기 위한, 공정하기 위한 방침이지, 9개를 했어, 11개를 했어, 그렇다고 그걸로 이건 돼, 안돼, 이렇게는 안 할 거예요.  물론 판넬을 2배로 해온 친구는 분명 같은 영역 안에서 표현해야 되는 룰을 어긴거니까 그건 문제가 되죠. 그러니까 지금 말씀 드리는 건, 이 프레임에 이게 정량적으로 꼭 들어와야만 된다는 개념은 아니다. 너무 숫자에 민감하지 않았으면 하고, 반대로 그걸로 클레임을 거셔도 안되요. 이것 가지고 왜 얘가 대상이냐? 이렇게 얘기하시는 건 아닌 것 같고 오픈해서 얘기하는 거니 누구에게나 공정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Q. 건축주와 10개의 요소

건축주를 심층 분석해서 그 건축주에 맞는 오브제10개를 제공하는 건데, 그 오브제를 제공할 때 첨단 미래사회 기술이 필요하지 않는다면, 건축주에게 더 초점을 맞춰서 기술이란 부분을 좀 포기해도 되는 건지, 아니면 꼭 미래사회를 예측해서 건축주를 미래사회에 맞게 바꿔가야 되는 건지, 그게 약간 애매한 것 같습니다.

A.

미래사회를 우리가 기술로만 규정할 순 없는 것 같아요. 기술적인 얘기가 반드시 있어야 되느냐? 반드시 그렇진 않아요. 거기엔 여러 가지 이슈가 있는데, 핸드폰이 끼친 영향이라는 게 대화의 문제뿐만이 아니라 굉장히 많죠. 기술은 분명 지도를 바꾸는 역할을 해요. 사람들의 마인드도 바꾸고. 그러니까 기술의 발전이라는 것이 기술의 발전을 나열하는 것보다도, 물론 기술에 관해서 관심을 가지는 것이 일종의 촉발제가 될 순 있지만, 중요한 것은 그걸로 바뀔 수 있는 관계에 대한 맵을 어떻게 예측하느냐가 중요한 거고. 기본적으로 이 바탕에 깔려있는 게 근미래이기 때문에 기술의 예측에 대해 부담을 가지는 것 같은데, 아주 혁신적인 기술을 갖고 얘기하는 것보다도 관계를 새롭게 볼 수 있는. 어떻게 보면 테크놀로지라는 단어보다 중요한 건 라이프스타일인 것 같아요. 삶의 모습 자체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그런데 삶의 모습 자체가 지금 그대로 세팅되있는 상태에서, 기술은 변화하지 않는데 삶의 변화가 생길 것 같나? 물론 생기긴 하겠지만 덜한 거죠.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는 기술의 영향이 굉장히 커요. 어쨌든 근미래에는 지금의 산업구조와는 다를 거다. 기술이 develop되니까 그걸로 인해 바뀔거고, 그걸로 인해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할 것이다. 그런 세팅 안에서 한 개인이, 한 개인에게 가장 맞는다는 것을 할 수 있는 게 뭘까. 그런 걸 찾는 건데, 그 한 개인을 공상의 사람을 할 순 없으니까 사람을 정하라 한 거구요. 그 사람의 본성이나 라이프스타일이라는 게 이런 근미래의 이 시점에서 어떻게 조우할 수 있을지를 여러분이 제시하는 거예요.

Q. 평가기준

이 공모전은 진짜로 개인에게 맞춤화된 공간이잖아요. 우리가 서로 다른 문화를 비판할 수 없듯이 이걸 평가할 때 어떤 방식, 기준으로 평가하실 지.. 건축주는 진짜 좋다 하는데 우리가 볼 땐 아닐 수도 있는 거잖아요. 어떻게 평가 기준이 이뤄질 지 궁금합니다. 

A.

공모전의 성격이 다 다르잖아요. 예를 들면 정서적으로 전달되는 건 크지 않은데, 정말 기가 막히게 드로잉하고 다른 것들이 기가 막혀서 ‘와.. 이건 정말 안 뽑곤 못 배기겠어..’ 이래서 뽑히는 경우도 종종 있고요. 반대로 누가 봐도 너무 어눌한데 이게 전달하는 메시지가 너무 가슴에 와 닿아서 되는 경우도 있지요. 그러니까 ‘누가 얼마나 뭐를 잘 그렸느냐’가 중요한 건 아니고, 누가 얼마나 자기의 생각을 ‘잘’ 전달하느냐가 중요한 거니까. 근데 그 전달하는 생각의 새로움이라는 게, 보통 우리가 좋은 작업이라고 하는 건 그걸 보고 나서 이 사람이 그걸로 인해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게 좋은 작업이잖아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다시 그대로 재현하는데, 그걸 아주 기술적으로 잘 재현한 것에 대해 감동을 받거나 좋아하진 않죠.

어쨌든 평가의 기준에서 제일 중요한 건 심사위원 세분이 ‘야.. 정말 좋은 생각이다’. 심사위원 한 분은 인문학자, 저는 건축, 다른 한 분은 산업디자인을 하시는 분이니까, 약간은 다 다른 분야에  계신 분들이 공감하면서 좋아할 수 있는. “아.. 이건 정말 참 괜찮은 생각이다..” 라고 할 수 있는 것은, 그 생각을 정말 잘 전달해야 되는 게 일단 선정요인이 될 것이고. 정말 기가 막히게 세련된 표현은 중요한 게 아닌 것 같아요. 정확한 표현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적어도 이번 스테이지에서는. 그래서 첫 번째 스테이지에서는 어떤 크래프트맨쉽(craftsmanship)이나 그런걸 보자고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사실 micro customization이라는 용어는 정의되지 않은 용어예요. 근데 여러분들은 ‘대강 이럴 것 같다’고 생각하잖아요. 그걸 보여주세요. 나름대로의 정의를 내려주시면 되요. 앞으로 micro customization란 나에겐 이런 거라 생각하고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냐는 것에 대해 던지는 거고. 그 생각이 정말 참신하고 멋지다고 생각되면 첫 번째 스테이지에서는 그렇게 넘어가지 않을까. 그리고 두 번째 스테이지에서는 그 부분에 대한 표현의 밀도가 디테일하게 묘사되어야겠죠.

Q. 3DPrinting

아까 micro customization에 대해 정의하는 게 중요하다 했는데, 거기 나온 것 보면 대부분 3D프린팅이나 이런 식으로 전제가 되어있는 듯한 느낌인데, 미래를 그릴 때 아예 micro customization라는 개념을 시나리오를 써서 새롭게 그려나가도 되는 건지? 그러면 주제를 아예 새로운 방향으로 제시할 수 있잖아요. 그런 것까지 하는 게 가능한 건지, 아니면 여러 가지 제약조건 속에서 클라이언트를 정해서 풀어나갈지.. 이 두 가지가 어떻게 정해지는지에 따라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어떻게 해야 할지요?

A.

이 공모전이 발생하게 된 건, micro customization이라는 걸 촉발하게 된 개념적인, 물리적인 사건이라고 봤던 게 3D프린터로 권총 만들기 시작되었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온 거거든요. 그러니까 3D 프린팅 기술을 써야 되냐 마냐는 중요한 얘기는 아니었어요. 뭐나하면 결국은 개인이 뭔가 생산수단에 참여할 수가 있고. 그걸 스스로 소비하고 판매할 수 있고, 굉장히 다양한 방식으로 산업의 구조가 바뀌는구나.. 는 걸 전제한. 첫 번째 촉발한 계기일 뿐이고. 그 전에는 산업이라는 게 mass customization이든 mass production이든간에 소비자라는 걸 대상으로, 사람이 되게 많으니까 그걸 하기 위해 생산을 맞춰서 흘러왔지만 이제는 개인이라는 주체가 훨씬 중요해진 거잖아요. 한 개인 개인에 맞춰줄 수 있는 어떤 기술적인 솔루션이 나올 거란 거죠. 어떻게 보면 그런 기술적인 솔루션을 우리가 제시해주는 건가? 그렇게 볼 수도 있고, 그렇게 푸셔도 되죠. 중요한 것은 오히려 그런 식으로 되었을 때, 한 개인을 표현할 수 있는 product가 되었든 무엇이 되었든 간에 모든 게 다 customization 될 수 있다고 가정했을 때, 서로간의 relationship은 어떻게 변할 수 있고 사람간의 관계는 어떨 수가 있고, 나라는 개인은 어떻게 변할 수 있고.. 그런 식의 인문학적인 접근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거죠. 다시 말하자면 산업의 구조는 바뀌고 있고, 산업의 구조의 변화에 대한 것에 좀 더 첨삭해서 ‘이렇게 가지 않을까?’ ‘이럴 수 있지 않을까?’로 시나리오를 풀어서 micro customization이라는 것, 개인화된 공간이란 앞으로 이렇게 될 거예요. 우리가 미래에 대해 예견할 때는 대부분 정량적인 걸 많이 예측하지만, 실제로 사람간의 관계에 대한 건 훨씬 더 상상력을 필요로 하는 부분이 있죠. 그러니까 3D프린터를 반드시 써서 이걸 표현해야 될까, 이건 전혀 아니다 라는 걸 아시면 되 것 같아요. 이건 이야기의 시작에서 단서로 잡았던 하나의 사건일 뿐이다. 그런데 그 사건을 더 develop해서 하겠다.가 중요한 것이죠. 이건 기술심사를 하는 게 아니에요. ‘애는 왜 기둥이 없어?’ 이런 건 관심의 대상이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뚜껑이 없는 집이 나오더라도 ‘여기 이게 없으면 어떻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뚜껑이 없어야 되는 이유에 대한 것이라든가, 개인화된 공간에서 그게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충분히 설득이 되면 괜찮은 거예요. 어떻게 보면 굉장히 자유스럽게 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해요.

Q. 건축주의 의견반영 

건축주나 클라이언트랑 인터뷰를 하면 그 사람이 원하는 것들을 이야기하잖아요. 공모전 자체가 뻔한 집을 원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건축물이 아니라 오브제적으로 갈 수도 있는데, 건축주가 봤을 땐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거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A.

건축주를 왜 정했냐 하면 사람과 접촉을 하라는 얘기거든요 일단. 사람과 접촉해서 그 사람 이야기를 듣는 거죠. 그런데 그 사람 이야기가 매우 특별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예를 들면 “바람결에 쓰러져도 아프지 않을 집..” 이렇게 얘기할 수 있겠어요? 일반적인 이야기도 듣는 게 중요해요. 사람들이 원하는 게 굉장히 기능적일 것 같지만, 그 안에 숨어있는 핵심적인 이 사람의 본성을 캐치해내란 거거든요. 예를 들어 “나는 창이 넓은 집이었음 좋겠어”라는 말의 본성은 개방감 같은 거라서, 창을 넓게 주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예를 들어 바닥이 없는 걸로 귀결될 수도 있는 거예요. 자꾸 바닥, 벽, 이렇게 건축적인 요소로 이야기하니까 헷갈릴 수도 있겠는데, 어쨌든 건축주 인터뷰를 분석하는 게 중요한 데, 그 분석은 이 사람이 무슨 무슨 이야기를 했다는 걸 나열식으로 보여주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안에 흐르는, 이 사람이 정말 원하는 사고나 본성에 대한 부분을 나름 분석해서 찾아내야 되고. 그걸 구현하는 데 있어서 이 사람이 리스트한 것이 몇 개가 채워지고 안채워지고.. 이런 문제가 아니라, 이 사람이 원하는 리스트의 컨텐츠는 하나도 안 채워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나온 결과가 이 사람이 정말 원하던 본성에 훨씬 근접한 답일 수도 있어요. 그리고 그게 그 건축주를 직접적으로 만족시키지 않아도 되요. 건축 설계가 약간의 서비스업의 성격이 있지만 지금 그 단계를 가지고 얘기하자는 건 아니니까. 사람과 접촉하기 위해 굉장히 중요한 프로세스이고, 거기서 담겨져 있는 내용을 읽으시란 거죠.

Q. 심층인터뷰의 형태

심층인터뷰나 심층면접, 사회학적으로 분석하는 게 필요한데, 사회조사방법론에 따라 심층면접을 해서 자료를 분석해서 논리성에 맞춰 정확하게 제출해야 되는 건지, 아니면 자유롭게 인터뷰한 과정을 자유롭게 서술해도 되는 건지요?

A.

그건 선택의 문제인 것 같아요. 사회학적 방법론에 입각해서 분석해서 결과를 도출해서 내겠다면 그것도 한 방법이고. 여기 있는 학생들이 다 그런 원칙에 대한 부분은 잘 모르니까, 의외로 그게 강점이 될 수도 있잖아요, 그렇게 접근할 수 있는 분들은.. 그건 선택의 문제인데,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2페이지의 내러티브를 읽었을 때 “이게 뭔 소리야?” 이건 아닌 거죠. 어떤 사람을 인터뷰해서 우리는 어떻게 하겠다는 4페이지의 statement를 읽었을 때 이해할 수 있어야 되고. 쉽게 쓰라는 이야기보다도, 어떤 논리적 서술체계는 중요해요.  

우리가 채점 기준표를 만들어서 분석의 양 같은걸 마킹하면서 심사하진 않잖아요. 정말 중요한 것은, 좋고 나쁘고 꽂히고 이런 것은 결국, 종합적인 하나의 매체로서 탁 던져진 게 탁 왔느냐 아니냐의 문제인데, 그 판단과 느낌이라는 것은 일일이 다 따지면서 보는 것 같진 않더라고요. 다시 말씀드리면 좋은 것, 재밌는 것, 감동적인 것에 대한 것은 어떤 콘텐츠 1, 2, 3, A, B-1 이렇게 나열식으로 오는 게 아니라 어떤 전반적인 흐름과, 그것이 탁 오느냐에 포커스를 둬야 할 거고. 그게 논리적인 서술에 의해서도 분명 올 수 있거든요. 또는 그렇지 않고 툭 던져놓는 것에서 시작할 수도 있고. 근데 중요한 건, 그게 논리적인 것과 서로 따로따로 노는 것 같진 않아요.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고, 너무 연구자료 같은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가지지 않아도 된다. 일종의 스토리텔링이니까 그 4페이지는 사실 매우 중요하겠죠.

Q. 표현의 범위

제가 지금 시각실내디자인을 전공하고 있어서, 건축이랑은 도면 그리는 것부터 다른 게 많더라고요. 일단 저희는 입면을 치게 되면 모든 마감재를 다 표현하고, 가구도 실제 그 가구를 다 그리기도 하는데, 이게 건축공모전인데 그런걸 어디까지 표현해야 되는 지가 궁금합니다.

A. 

“나는 실내디자인이니까 우리는 재료마감에 대한 거라든지 다 기입하는데, 건축공모전은 그런걸 안 하는데.. 그럼 거기서 무슨 차이가 있지 않을까?” 물론 차이가 있겠죠. 하지만 그 차이는 지금 관심이 없는 거고, 예를 들면 결국은 생각한 것이 전달되는 데 있어서 재료의 마감은 전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잖아요. 1층에서 2층으로 가는 계단의 단수가 몇 개이냐가 전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또는 반대로 그게 매우 중요할 수도 있어요. 그건 본인이 이 작업을 어떻게 보느냐에 대한 성격에 따라 매우 다를 거예요. 예상컨데 매우 삽화 같은 개념으로 나왔어도, 앞으로의 micro customazation에 대한걸 삽화로 표현했는데 훨씬 전달이 잘 된다면, 엄청난 양의 도면을 그렸을 때 같은 내용이라도 아무 느낌이 없다면, 그 느낌을 만들기 위해 나는 이렇게 표현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가면 되는 거예요. 결국 표현의 방식이나 기술의 방식은, ‘생각을 얼마나 정확하고 임팩트있게 전달할 수 있을까. 이해하기 쉽게’ 에 대한 것은 그 방법을 자기가 찾아서 하면 되는 거라 생각해요. 

 한 예로, 예전에 25세기의 바벨탑을 디자인하라는 공모전이 있었는데, 다들 난리도 아니었어요. 너무너무 멋진 것들이 많이 나왔고 드로잉 수준도 엄청났어요. 다 신의 영역에 도전하다 멸망한 것을 형상화하거나, 아니면 얼마나 우리가 높아질 수 있을까 관심이었지만, 대상을 받은 친구는 바벨탑의 속성은 뭐냐.. 무한에 대한 인간의 욕망이다, 끝이 없는. 계속 가고 싶어하는. 그 친구는 사이트를 고비사막같은 데로 정해놓고 컨테이너를 하나 딱 놓은 거예요. 그 컨테이너가 계속 또아리를 치면서 무한대로.. 그 친구가 포커스를 둔 것은 높이가 아니라 속성의 문제. 무한으로 간다. 그게 인간의 본능이자 욕망에 가깝다는 걸로 해석했었는데, 드로잉이 멋있진 않았지만 개념의 표현을 보면 막 소름끼치는 뭔가가 있었어요.  우리나라에서 공모전을 하면 틀에 대한 범위가, 벗어나기를 스스로가 두려워하는 것 같아요. 틀을 깨는 것에 대해 금기시된다고 해야 되나? 21세기의 바벨탑 같은 내용들이 나오면 참 좋겠다 라는 게 바램이죠. 그런 아이디어나 생각들을 보고자 하는 게 이번 공모전이니까. 그런 취지에서 숫자를 60㎥, 10개, 이런 식으로 정량적인 인포메이션이 몇 개 있으니까 여러분들이 이걸 굉장히 타이트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취지 자체는 전혀 그런 게 아니니까 생각의 벽을 넘을 수 있는, 만화가 아닌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 ‘21세기 바벨탑’이 제가 딱 원하던 예 같아요.

Q. 근미래의 범위

건축주가 원하는 것들에 대해 생각하고, 제품에 대해 생각할 텐데, 근미래라는 게 그렇게 먼 미래가 아닌데 이걸 만들 때 현실적으로 기술적으로 가능한 것까지 생각해야 될까요?

A.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나, 세상이 그렇게 가지 않는 것과 비슷한 거겠죠. 예를 들면 ‘물질 전송 장치가 있다. 그래서 내 생각에 미래는 아무것도 갖고 있지 않아도 돼. 모든 걸 다 전송으로 받을 수 있어’. 그런 시나리오야 가능이야 하죠. 나름 재미있는 생각일 수도 있고. 계속 얘기하듯이, 그런 테크놀로지가 매우 만화가 아니었음 좋겠다는 의미는, 그야말로 우리 라이프스타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술의 구현되느냐 안되느냐의 기술적인 솔루션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기술이 구현되어서 생활 속에 들어오기 위해선 어떤 방식이 있어야 된다는 걸 본인이 먼저 인식하고 이해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예를 들어 3D 프린트는 피자도 만들어먹을 수 있을 정도로 되는데, 그럼 우리가 10년뒤에 프린트를 찍찍 쏘아서 나오는 피자를 먹게 될까? 에 대한 걸 계속 생각해 볼 수 있고. 그 생각을 발전시키다 보면 전혀 정반대로 갈수도 있는 거죠. 예를 들어 그게 아니라 피자가게는 오히려 지금보다 더 잘 될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그런 것에 대한 생각의 근거, 나름대로의 주장이 얼마나 설득력 있는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기술관련 질문을 하시는 분들은 어떤 하나의 테크놀로지를 일단 딱 정해서 ‘그것이 근미래에 구현되었을 때 우리의 사회상이나 생활상이 어떻게 변할까’라는 점만 생각해본다면 그 기술의 구현 여부의 구체성에 굉장히 관심이 갈 수 있잖아요. 그게 틀렸다 라는 게 아니라, 그게 그렇게 생각이 든다면 그것의 기술적인 발전의 의미보다도 그 생활과의 관계에 훨씬 더 포커스를 하셔야 되요.

Q. 개인만을 위한 디자인

개인만을 위한 디자인을 하는 과정에서의 팁을 묻고 싶은데요. 예를 들어서 엄청 안락한 의자를 원하는데, 안락한 의자에 대해서 검색만 하더라도 몇 십 개의 수많은 디자인이 나오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그 사람의 디자인을 갖다 쓰는 걸로 밖에 표현이 안될 것 같아서.. 개인만을 위한 디자인을 한다는 것에 대해서 좀 더 묻고 싶습니다.

 A. 

“우와, 난 이거 완벽히 좋아!”라고 할 수 있는 것 이면에는, “이런 건 좀 불편하지만 그래도 뭐, 이정도면 괜찮아”하고 좋아하게 되었을 땐, 포기하는 부분들이 있죠. 그 포기하는 부분들은 자기가 이 작업에 세팅해서, 자기는 일반적인 스탠다드에선 벗어나 있는 거라 보면 되요.

하나의 완전히 개인화된 개념의 생산방식은 아직까진 없어요. 옛날 중세 시대 땐 있었어요. 의자를 만들어달라면 철저히 그 사람만을 위한 하나를 만들어줬죠. 지금은 철저히 클라이언트의 사이즈를 재어서 디자인을 한 결과물을 보여주는 것 이전에 더 중요한 것은, 이 사람이 어떤 부분에 있어서 편할 수 있느냐 하는, 그 사람에 대한 걸 더 많이 이해하고 그것을 가지고 디자인을 하라는 거잖아요. 그게 공간이 됐든 오브제가 됐든 간에, 그 사람을 특성화시키고 자기 라이프스타일이나 액티비티 안에서. 결국 그 사람의 생활의 중심이 되는 몇 가지. 그게 물건이 아니라 어떤 air가 될 수도 있는 거고, 그런 것들을 10개를 고른다는 것은 그 사람을 특화해서 맞춰줘서 보여줘야 하는 10가지를 고르라는 거고. 그것에 대한 디자인 팁이라는 것은, 그 사람의 본성에 대한 핵심을 정말 잘 읽어내는 게 중요하다. 그런데 그게 우리가 그냥 얘기하는 거. ‘저 사람은 밝아, 조울증이 있어’ 이 정도의 피상적인 것 보다는 좀 더 깊이 들어가야 되지 않겠냐는 거고. 그걸 그 사람과의 인터뷰 양으로만 승부하기도 어려운 게, 사람과 사람이 만났을 때 1,2분 만에 느낌이 오는 경우도 있잖아요. 인터뷰 10시간 해서 얻을 수 있는 게 있을 수도 있지만, 5분 얘기해서 느낌이 오는 것들이 있다면 그걸 중심으로 얘기를 풀어보는 것도 방법이구요. ‘편안한 의자’를 검색해서 보는 건 의미가 없죠. 클라이언트가 정말 편하다고 하는 의자가 거기 있는 건 아니잖아요. 일반적으로 편하다고 하는 의자가 거기 있는 거죠.